임신 39주 +1일. 산부인과에서 아직 출산 신호가 없으니 운동 열심히 하고 다음 주에 다시 내원하라는 안내를 받았어요. 다음 주는 담당 선생님이 4일이나 휴진이기 때문에 우울한 마음을 안고 열심히 걷다가, 뇨끼가 맛있다고 소문난 '오찌파스타' 까지 가서 식사를 하고 돌아가자 마음 먹고 가게 되었어요. 바로 옆 로이식당은 여러 번 도전하다 한 번 먹어봤는데, 또다른 맛집이 이렇게 가까이 있는 줄은 몰랐네요.
외관도 예쁜데, 주차가 많이 되어있어서 사진은 찍지 않았어요. 손님이 많은가보다 생각하고 대기해야 할까봐 긴장하며 문에 다다르자 보이는 'CLOSED' 사인... ㅠ-ㅠ 설마... 유리문 너머로 바(bar) 뒤로 보이는 사장님께 손가락으로 'X' 표시를 하며 사인을 보냈어요. "문 닫았나요?" 다행히 임산부가 혼자 식사하러 온 걸 아시고 들여보내주셨어요.
하남 미사 파스타 맛집 '오찌파스타(OGGI PASTA)'
층고도 높고, 오후 햇살이 한껏 들어오는 실내 인테리어는 참 따뜻했어요. 테이블은 4인석 1개와 2~3인석 4개. 다른 식당 같았으면 테이블을 더 채워놓을 수 있었을 공간이지만, 코로나 영향일지, 답답함 때문일지 공간에 여유가 있어서 좋았어요. 여기 한 분이 앉아계셨는데, 지인 대접을 하고 있는 듯 했어요. 불편하셨을텐데 손님으로 받아주셔서 감사했네요.
오찌파스타(OGGI PASTA) 메뉴예요. 뒤엔 알콜 음료 메뉴가 더 있구요. 둘이었으면 카프레제를 먹었을텐데 혼자라 맘카페에서 자주 봤던 소문난 뇨끼를 주문했어요. 메뉴는 보기도 전에 주문하고 천천히 읽어봤네요. ㅎㅎ 다음엔 식감이 재밌고 맛있다고 어느 블로그에서 본 '볼로네제' 랑 생면으로 만든 뽀모도로, 파파르델레를 먹어보고 싶어요.
주문 후에 가져다주시는 식전 빵이랑 올리브 오일. 올리브 오일은 정말 신선하고 가벼운 향이었어요. 상큼한 풀잎향이 나고 오일이지만 무겁지 않아서 좋았어요. 다만, 여기에 어울리는 진짜 맛있고 묽은 발사믹 식초가 한두 방울 같이 제공되면 좋을 것 같았어요.^-^
소문난 뇨끼 맛보기
노릇노릇 맛있게 익은 뇨끼 반죽에 크림 소스와 예쁘게 그라인드 된 치즈. 저 초록색은 고수인지, 바질인지 파슬리인지 모르겠네요. 향이 강하진 않았어요. 대신 뇨끼를 테이블에 올려주실 때부터 트러플 오일향이 코와 침샘을 자극시켰어요.
지금까지 먹어봤던 뇨끼랑은 많이 달랐어요. 감자맛이 제대로 나고, 작은 감자 알갱이도 입에서 조금씩 씹히면서 풍미를 더했어요. 버섯크림소스를 듬뿍듬뿍 찍어먹으면서 반쯤 먹었을 때- '앗, 피클을 안 주시네. 얘기를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네요. 다른 분 블로그에서 할라피뇨를 주신다고 본 것 같은데, 왠지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이 끼어있는 기분이라 두 분 대화를 망칠까봐 그냥 열심히 먹고 나왔어요. 소심소심. 사실 뇨끼 반죽이 너무 부드러워서 목구멍으로 그냥 넘어갔기 때문에 식사는 엄청 빨리 마쳤구요. 소문난 뇨끼는 이유가 있었어요!ㅎㅎ
아쉬운 점이 있다면 버섯크림에 다진 버섯이 같이 씹혔으면... 요건 제가 자주 가던 홍대 파스타 집이랑 살짝 비교가 됐어요. 반죽 만큼은 최고구요! 또 하나 아쉬운 점은 환기가 썩 잘 되는 것 같진 않았어요. 정식 영업이 아닌 시간에 가서 환풍기 켜는 걸 잊으셨을 수도 있구요. 역시나 파스타는 커플로 가서 크림소스, 토마토 소스 같이 먹는 게 좋은 것 같아요. 할라피뇨 부탁을 드렸어야 했겠죠? ^-^;;;
저는 곧 출산이라 언제 다시 오찌파스타를 찾게 될 지 모르겠지만, 그 사이에 손님이 많이 늘어나 있을 것 같아요. 임산부라 자주 화장실을 가게 되는데 혹시나 식당 안에 화장실이 없을까봐 주민센터에 들렀다 갔는데, 화장실도 있더라구요. 참고하세요. 파워워킹 한 시간 하고 찾은 곳이어서 넘 덥기도 하고, 얼른 자리를 피해줘야 할 것 같아서 땀까지 흘리면서 먹고 나왔네요. 다음에 찾을 땐 코로나 걱정도 잊고 느긋하게 맛을 100% 음미하면서 먹을 수 있기를 기대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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