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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맛집

하남미사 롤링 파스타 : 가성비 좋은 맛집

by 후우후 2020. 6. 13.

 

시골에 다녀오는 길, 도로에서 5시간을 보냈기에 - 너무 배가 고파서 쓰러질 것 같았던 지난 일요일 저녁. 아무것도 안 땡긴다던 남푠에게 집 근처 백선생 파스타 체인점 '롤링 파스타' 얘길 했더니 '얼른 가보자!' 고! 요식업에 관심이 많은 그에게 백선생은 말 그대로 '선생님' 이기에, 배울 점이 많은 '골목식당' 은 꼭 챙겨보는 편이에요.

엘베에는 우리가 젤 먼저 탔지만, 엘베 출구에 서 있던 나머지 8명 정도가... 문이 열리자마자 다같이 한꺼번에 한 식당으로 향하는데... ㅠ-ㅠ 가게가 바글바글. 코로나 사태에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어요. 운이 좋게도 둘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먼저 준비가 되어서 우리는 바로 앉을 수 있었네요.

 

평소에 매콤한 파스타를 좋아하는 저는 'BEST' 사인이 붙은 매운 크림파스타, 매운 걸 잘 못 먹는 남푠은 까르보나라를 주문했어요. 주위를 둘러보면 다들 먹고 있는 피자도 하나 추가.

접시와 물, 포크/나이프, 냅킨은 셀프로 가져와야해요. 사실 테이블 간격이 좀 좁은 편이고 다들 마스크를 벗고 있어서 살짝 걱정이 되었어요. 우리는 음식이 나오고 난 후에야 마스크를 벗고 먹었네요. 빨리 먹고 나가자 생각하면서.

 

제일 먼저 서빙된 마르게리따 피자! 이렇게 보니 엄청 푸짐해 보이네요. ㅎㅎ

 

하지만 여자 손바닥 두 개 정도 사이즈 ㅎㅎㅎ 가격이 5,000원이므로 피자랑 파스타 둘 다 맛보고 싶을 때 딱 좋을 것 같아요. 치즈 위에 작은 어두운 동그라미는 올리브가 아니라 바질 페스토~ 개인적으로 바질이 많이 들어가면 좋겠지만, 재료비 문제도 있고, 울 남푠처럼 바질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겠죠? 근데... 피자 커팅이 우째... ㅋㅋㅋ 너무 막 자른 거 아닌가... 남푠이 계속 투덜됐어요. 이건 불량 아니냐며. ㅋㅋ

 

까르보나라. 베이컨이 도톰하고 짭잘했어요.

 

매운 크림 파스타.... ...

정말 매웠어요. 저처럼 보통 매운맛을 즐기는 사람도 한 입 먹고 땀 바가지를 흘릴 정도. 잘 보이는 빨간 건고추들 말고 청양고추가 엄청 많이 썰려있더라구요. 가려내고 또 가려내도 계속 나오고. ㅋㅋㅋ 다 먹긴 했지만, 담에 가게 된다면 반만 넣어달라고 할까봐요.

피자랑 콜라, 파스타 두 개까지 21,500원에 먹었으니 가성비 좋은 곳이 맞네요. 여기는 담에 파스타가 땡기는 평일 낮에 혼자 조용히 먹고 올래요.

 


 

일주일이 지난 주말. 남푠이 혼자 직장동료 결혼식에 갔어요. 코로나 때문에 예식장 가는 게 조심스럽지만, 가긴 가야 하는 곳이니까... ㅠ-ㅠ 2월엔 제가 혼자 친구 결혼식에 다녀왔고, 그 이후엔 남푠 혼자 다 가고있어요. 제 배엔 아가가 자라고 있기도 하여... 지난 6개월 동안 집에서 가까운 곳들만 다니고 동네를 벗어난 것도 지난 주에 6개월 만에 부모님 만난 게 처음이었다.  엄마 아빠를 보기 위해서.

 

암튼. 혼자 남은 주말에 만들어 먹은 로제 파스타. 이틀 전에 노브랜드에 갔다가 '링귀니'를 발견했는데- 가격이 천 원도 안 해요... 880원 이었던가- 놀라서 델고왔어요. 사진으로 보이는 파스타는 그렇게 양이 많아보이지 않지만, 저 접시는 손이 큰 남성의 한 뼘 보다 큰 접시입니다. ㅋㅋㅋ

 

면은 적게 넣었는데 부재료가 훨 많아서 양이 더 많아보여요. 이상하게도 남푠이 없을 때 만들어 먹는 파스타가 더 맛있더라구요. 아니 이상하지 않은게,  같이 먹을 파스타를 만들기 시작하면- 남푠이 싫어하는 마늘, 양파, 치즈 등의 양을 줄이고, 최대한 보이지 않게 작게 썰어넣어야 하니까... ㅠ-ㅠ 아... 향신료 싫어해서 바질도 살짝만...

 

여기서 간단하게 파스타 레시피 공유

지용성 비타민을 가진 토마토를 하나 통째로 썰어넣고, 통통한 새우 4개와 표고버섯, 베이컨- 편으로 썰은 마늘도 듬뿍 넣고, 양파랑 청양고추를 넣어서 다같이 볶아줍니다. 토마토 소스에 생크림을 살짝 넣어서 로제크림 파스타 완성. 지난 주에 롤링 파스타에서 먹은 파스타에 청양고추를 넣었길래 따라해봤어요. 매운 맛은 향만 가하고 먹기 전에 빼내고 먹고싶은데, 페페론치노는 너무 작아서 몇 개는 꼭 씹어먹게 되네요. 입에서도 눈에서도 불이 났어요. ㅋ

예전에는 토마토 껍질을 제거한 홀토마토 통조림을 사용해서 파스타를 만들었는데... 남푠이 찾아보니 토마토는 산성이 강해서 캔을 부식시킨다고 합니다. 윽... 그동안 얼마나 많은 중금속을 섭취한 것인가... 아직 냉장고에 한 캔 있거늘...

파스타에 듬뿍 올린 파머산 치즈가 저 혼자 파스타를 먹고 있음을 실감나게 하네요. 남푠이 옆에 있었다면 'X 냄새 난다' 며 엄청 궁시렁 거렸을텐데. ㅎㅎㅎ

신기하게도 밥 반 공기만 먹어도 부대끼는 요즘인데- 저 많은 파스타를 혼자 다 먹었어요. 임신 중에 먹은 음식들을 나중에 아기가 잘 먹게 된다고 하니 되도록 몸에 좋은 것만 먹어야겠어요.^^

 

임신 17주가 이렇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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